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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부 제 3편 태동기, 1장 동행> ‘둘째, 매국노, 반역자, 친일파, 그런 자들도 있는데 내가 하는 일쯤, 하고 백성들 양심에도 타협의 소지를 마련하거나 또 힘이 약화됨을 느끼며 체념하는 것으로써 그나마 나는 깨끗하다는 자위에 빠져버린다. 만일에 그들이 매국노가 아니었더라면, 반역자가 아니었더라면, 친일파가 아니었더라면, 유화책의 올가미를 쓰지 않고 총칼에 쓰러졌다면 쓰러진 그 자체가 힘이었고 분노의 불덩어리는 똘똘 뭉쳐서 왜놈들 진지로 굴러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게 되는 거지.’ 쓸개 빠진 놈들은 3.1 운동 때문에 왜놈들이 혼비백산하여 유화정책을 쓰게 됐다면서 뭐 하나 따낸 듯 말하지만 어림없는 소리. 총칼보다 그놈의 유화정책이라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어. 우리 합방시의 일을 생각해보자. 소위 매국노, 반역자,.. 2022. 6. 24.
<토지 3부 제 3편 태동기, 1장 동행> 선우신은 손발이 꽁꽁 묶인 채 스미다가와 에이타이바시 밑으로 수없는 시체가 떠내려가던 광경을 생각한다. 연무장에서는 기병들이 총성에 놀랄 이웃을 고려하여 수용한 조선사람들을 칼로 베어죽였다는 것이며,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울음 터뜨리는 태아까지 찔러 죽였다는 소문을 생각한다. 계엄령을 편 일본정부는 조선인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곳곳에 집결시켜놓고 도리어 미친 군중에게 내어주어 집단살해를 감행하였다. 미친 군중은, 뿐인가, 버젓한 군인 경관까지 합세하여 호송 중의 조선인들을 대로에서 살육했으며 집합소를 찾아다니며 조선인들을 살육했다. 스미다가와에서 건져낸 시체 중에는 등에 업은 아이 말고도 양팔에 아이 하나씩을 껴안은 여자의 시체가 있었다고 했다. 그 숱한 죽음, 숱한 송장들은 누구인가. 방금 종종걸음으로 .. 2022. 6. 24.
<토지 3부 제 3편 태동, 11장 고백> 너무나 파격적인 제의가 아닐 수 없다. 명희나 상현이 다 같이 깜짝 놀란다. ‘불쌍한 것들,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된다면 이별주 한잔 부어준들 어떠랴.’ 임명빈은 예의 그 낭만적인 문학청년 같은 동경에 빠져가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는 신기루 같고 꿈같이 불가능한 일이지만 소위 플라토닉 러브에 대한 감미로운 비애를 그는 누이와 상현을 통해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 상현이 지껄여댔을 때 경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왕시 매부로 욕심내던 사내요, 명희 혼자 짝사랑했던 사내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을 때 상현의 고백 아닌 고백, 그 말은 명희를 이해 만족스럽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다 흘러갈 것이요,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명희에게 실연의 쓰라림보다는 상대편도 명희를 사랑했었다는 추억은 아름다울.. 2022. 6. 24.
한동훈과 한동훈 딸, 아빠 찬스 그리고 신분제 [해시테그] 신분은 사람을 나눕니다. 사람이 다 같지 않다는 생각이 깔린 상태에서 펼쳐집니다. 신분은 계급이나 계층보다 큰 범주입니다. 이것을 종교로 나누면 카스트제도가 됩니다. 사람에 종교나 정치, 경제가 결합하여 권력과 자본을 많이 가진 집단과 그렇지 못한 쪽으로 사람을 나눕니다. 이는 사람이 원래부터 다르다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이것이 신분 의식을 보여줍니다. 신분제의 핵심은 '법과 제도로 있느냐?', '세습되느냐', '그 의식 세계를 어떻게 갖추고 있느냐?' 입니다. 신분이라 하는 것은 사람을 나눌 때 권력과 자본을 가지고 사람이 나뉜다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이것을 법과 제도로 만들어 냈느냐, 세습되느냐 그렇지 않느냐, 사람의 존엄성은 원래부터 다르냐 그렇지 않으냐로 살펴봐야 합니다. 현대 사회는 법으로 .. 2022.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