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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부 제 3편 태동기, 1장 동행>

by 시네틱 2022. 6. 24.

 

둘째, 매국노, 반역자, 친일파, 그런 자들도 있는데 내가 하는 일쯤, 하고 백성들 양심에도 타협의 소지를 마련하거나 또 힘이 약화됨을 느끼며 체념하는 것으로써 그나마 나는 깨끗하다는 자위에 빠져버린다. 만일에 그들이 매국노가 아니었더라면, 반역자가 아니었더라면, 친일파가 아니었더라면, 유화책의 올가미를 쓰지 않고 총칼에 쓰러졌다면 쓰러진 그 자체가 힘이었고 분노의 불덩어리는 똘똘 뭉쳐서 왜놈들 진지로 굴러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게 되는 거지.’

 

쓸개 빠진 놈들은 3.1 운동 때문에 왜놈들이 혼비백산하여 유화정책을 쓰게 됐다면서 뭐 하나 따낸 듯 말하지만 어림없는 소리. 총칼보다 그놈의 유화정책이라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어. 우리 합방시의 일을 생각해보자. 소위 매국노, 반역자, 그처럼 처참한 제물이 그리 흔할까? 그리고 또 작위 받은 자, 연금 받은 자, 그자들이 평범했던 백성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지 않아? 그들이 반역자 대신 애국자였다면 상당히 비중이 나갈 인물인 것도 사실일 게야. 그게 소위 유화라는 올가미를 씌운 결과였지. 생각해보아, 총칼로 죽이느니보다 산송장을 만드는 것이 얼마만 한 이득을 가져오느냐를.

첫째, 백성들의 분노가 손실된다. 일본에 대한 분노보다 매국노, 반역자, 친일분자에 대한 분노가 더 강한 것은 자네도 알 만한 일이 아니겠나? 백성들의 분노는 힘이야. 힘을 분열시키는 것은 정복자들의 금과옥조야.

둘째, 매국노, 반역자, 친일파, 그런 자들도 있는데 내가 하는 일쯤, 하고 백성들 양심에도 타협의 소지를 마련하거나 또 힘이 약화됨을 느끼며 체념하는 것으로써 그나마 나는 깨끗하다는 자위에 빠져버린다. 만일에 그들이 매국노가 아니었더라면, 반역자가 아니었더라면, 친일파가 아니었더라면, 유화책의 올가미를 쓰지 않고 총칼에 쓰러졌다면 쓰러진 그 자체가 힘이었고 분노의 불덩어리는 똘똘 뭉쳐서 왜놈들 진지로 굴러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게 되는 거지. 내가 물산장려운동을 반대하는 것도 바로 지금까지 말한 이유 때문이야.

물산장려운동 얘기가 나오자 선우신은 여전히 동의할 수 없다는 눈빛을 띠었으나 다음 얘기를 들어보자는 태도로 침묵을 지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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