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자신을 태어난 그 순간부터 도왔다는 사실을, 보수적 프레임은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모든 노력과 성공이 공동체가 모든 사람을 위해 구축하고 계속 유지해온 것들에 근거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보수적 프레임은 세금을 징벌로 규정하고 공공 투자를 악으로 치부한다. 성공을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는 개인의 탁월함과 절제력이므로 실패한 자는 나태하고 절제력 없는 무능력자다. 복지는 그저 적선이나 개평이다. 물질적 부를 쓸어 담은 자는 탁월하고 절제력이 넘치는 도덕적 화신이다. 그렇기에 성공의 결과물은 100% 개인의 것이다. 그들은 엄격한 아버지 프레임에 지배당한다. 진보는 이런 생각이 허구임을 안다.
탁월한 기업가라도 공공 투자로 일으킨 시장 인프라 없이 목표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제도가 협업을 통해 이룩한 물질적 부와 기회를 특정 개인에게 몰아주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복지와 불우이웃 돕기를 구분하지 못한다. 우리는 매 순간 보수적 프레임에 잠식당한다.‘
우리는 언어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프레임은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받아들이는 모든 순간에 작동합니다. 미국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보수의 ‘엄격한 아버지 사회’ 프레임과 진보의 ‘자애로운 부모 사회’ 프레임으로 이를 해석합니다.
자칭 보수에게 세금과 복지는 죄악입니다. 보수의 ‘이상적인 엄격한 아버지 사회’는 사회가 자신을 태어난 그 순간부터 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우리의 공동 재산에 심히 의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모든 노력과 성공이 공동체가 모든 사람을 위해 구축하고 계속 유지해온 것들에 근거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세계는 영원한 경쟁이고, 자신이 타인과 무한대결하고 있다고 믿는 그들에게 보편적 공공사업은 죄악입니다. 같은 노력이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못하는, 노력 없이 손쉽게 타인 위에 군림할 수 있는 불평등한 세상에서 공산주의자를 들먹입니다.
인터넷은 세금으로 개발했습니다. 휴대전화 통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위성통신 체계도 세금으로 개발했고요. 도시는 물론 시골에서도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도시와 시골에서 접근 가능한 전기 기반 시설을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의 정직성을 보장하는 증권거래 규제 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법제도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도 대부분 세금에서 감당합니다.
한국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은 모두 공동의 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업으로 돈을 쓸어 담는 사람들 역시 공동의 돈이 투입된 이 기반시설을 이용해 자신의 사업체를 설립하고 유지합니다. 당신은 은행에서 융자를 받고, 계약서에 서명을 하며, 통신 체계를 이용하고, 자동차로 거리를 달려 고객에게 가고 물품을 수송합니다. 당신이 이 모든 일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이 필수적인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데 공동의 세금을 투입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돈을 벌수록 당신은 아마도 이러한 기반시설을 더 많은 사용할 것입니다. 광고를 더 많이 하고, 더 많은 물품을 수송하며, 더 많은 계약을 하고, 더 많은 융자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거대한 기업체를 운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이 기반시설을 더 많이 사용한다면, 이 기반시설을 유지하는 데 세금으로 공정한 몫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보수적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물질적 부는 오로지 개인이 이룩한 것입니다. 타인은 제압대상입니다. 이들은 타인을 제압하고 ‘물질적 부’라는 상을 받습니다. 이들에게 국가는 ‘이상적인 엄격한 아버지’여야 합니다. 도덕적 권위자로서 복지와 공공 투자는 나태함입니다. 세금을, ‘엄격한 아버지’의 힘으로 이룩한 ‘나의’ 물질적 부를 빼앗는 벌로 인식합니다.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조지레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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