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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위대한 수업(GREAT MINDS)/폴 크루그먼 <세계 경제 예측>

폴 크루그먼_2019 세계 경제 폭풍 전야 (EBS, 위대한 수업 210907)

by 시네틱 2021. 9. 8.

 

지난 10여 년 동안 있었던 일을 살펴보면 겉으로 화려한 기술이 생산성 증대 면에서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다는 겁니다. 핵심 노동인구 감소는 투자 감소와 총수요 감소로 이어지게 됩니다.

세계화-기술-생산가능 인구가 한계에 도달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상황 속에서 좋은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시장경제 취약점을 찾아 어떻게 보완할지 알아봅시다. 다음 강의는 코로나19 시대 경제입니다!

*폴 크루그먼, 2008년 노벨 경제학 수상 등

제 1강, 2019 폭풍 전야

위대한 수업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입니다. 뉴욕 시립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뉴욕타임즈에 기고도 합니다. 제가 강의할 주제는 세계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난 후에요.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코로나 발생 직전의 상황을 살펴봐야 합니다. 2019년도의 세상은 어땠나요? 기억나는 경제 이슈가 있나요? 그 중 여전히 직면하고 있는 이슈는 뭐가 있죠? 코로나 발생 전의 세상은 어땠는지 살펴보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도 확인해 보겠습니다.

20194월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20195월 기생충 칸 황금종려상 수상, 2019년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 20196월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20198월 일본 상품 불매 운동.

여러 중요한 면들을 살펴보았을 때, 2019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작아진 세상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세계화의 꼭대기에 있었다는 것이죠. 말이 거창한데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말 그대로입니다. 한 마디로 전 세계 생산량이 얼만큼 서로의 국경을 넘나들며 거래되었는지를 알아보면 됩니다. 먼저 강의 도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세계 국내 총생산에서 세계 수출 비중 추정치가 나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세기 초반부터 현재까지의 수치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세계화는 최근에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40년 전, 1870년대 이전부터 이미 세계적으로는 국제 무역과 투자에 큰 물결이 있었습니다. 그 시대 진보된 기술이었던 증기엔진과 전기 덕분이었습니다. 그 무렵 불황이 찾아왔어요. 그때 우리는 지독한 민족주의 전쟁을 겪었고 전쟁으로 인한 혼란 덕분에 세계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는 세계 무역이 저점을 찍었습니다. 그 후에 세계 경제가 복구되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무역이 활성화된건 1980~1985년 무렵 전에 없던 대규모 세계화가 시작된 후부터입니다. 그전에도 장거리 무역 같은 것은 있었습니다. 한 농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천km 떨어진 나라까지 실어 나를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1980년대에는 세계 전반적으로 정말 새로운 일들이 벌어졌지요. 한국이 그 길을 주도했죠. 상당한 양의 공산품 무역을 해냈습니다. 특히 교통과 통신 분야 기술이 발전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되는 공산품들이 대량으로 수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일상에서 쓰이는 물건들이 중요하게 된 거죠. 운송 컨테이너는 배에서 내려 바로 열차나 트럭에 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무역 활동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발전이 20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이루어졌죠. 60년대~80년대 말입니다. 정말 빠른 성장으로 세상을 변화시켰고 많은 경제 분야에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한국이 앞장서고 있습니다. 한국은 오늘날 2021년 선진국으로 완전히 돌아섰습니다. 그만한 성공사례는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세계화는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일종의 한계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세계 생산량 측면에서 보았을 때 세계 무역이 정점에 도달했던 시기는 2007년도 부근입니다. 시기를 꼭 짚어서 말하긴 어렵습니다. 여러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인데 세계 금융 위기가 있었고, 그럼에도 세계화가 오랫동안 지속되긴 했으니까요. 그러던 중 모든 것이 멈춘 겁니다. 우리는 세계화의 한계에 도달한 것이죠. 코로나19가 강타하기 전 세계화만이 유일한 장애물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기술에 대한 말도 많았습니다. 우리는 기술에 집착했습니다. 모두가 최신 기술은 무엇일지 애타게 기다렸지요. 그런데 화려하다고 해서 꼭 좋은 기술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기술이 사람의 생산성을 얼마나 높이는지,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있었던 일을 살펴보면 기술이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다는 겁니다. 제가 도표를 하나 준비했는데요, 이것은 경제학자들만 좋아할 개념일 수 있습니다.

총요소 생산성인데요, 기본적으로 직접적인 생산 요소 외에 투입량 대비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지표를 말합니다. 한마디로 자본 요소를 제외한 근로자들의 생산성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기술이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기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척도이지요. 오랜 세월을 거쳐, 1940, 50, 60년대를 지나 70년대 초까지 총요소 생산성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기술은 전 세계에 걸쳐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그 후에는 원인을 정확하게 짚을 수 없는 경제 침체기가 왔습니다. 1970년대부터 기술 발전이 저조했던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다가 기술의 시대가 왔습니다. 우리 모두 환영했죠. 마침내 컴퓨터가 제대로 된 가치를 드러냈고 주목할만한 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 경제가 크게 성장했습니다. 오래 가진 않았어요. 2007년부터는 또다시 기술 발전이 느리게 진행되면서 생산성이 침체되는 시기가 왔기 때문이죠. 2007년이 참 흥미롭죠. 바로 다음 해인 2008년에 세계 금융 위기가 닥쳤잖아요. 그해엔 스마트폰이 세계에 처음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너도나도 작지만 강력한 컴퓨터를 주머니에 하나씩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이죠. 많은 사람이 세상이 완전히 바뀔 만한 화려하고 획기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사실 기술의 생산성이 그리 좋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왜 기술은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매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아직 그 기술로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오락은 자주 하면서, 실제 생산성을 관리하는 데에는 생각만큼 사용하지 않은 것이죠. 그러니 여기서 핵심은 보기에 얼마나 멋지고, 세련됐느냐로 기술의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얼마만큼 바꿀 수 있는지로 기술을 판단해야죠. 화력발전처럼요. 화력발전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내연기관과 전기도 변화를 가져왔죠. 정보기술은 우리 생활에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다른 문제도 있었습니다. 제가 이번 강의를 하면서 이 문제를 여러 번 언급할 예정인데요, 현재 우리에겐 생산적인 일꾼이 부족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충분했죠.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일하기 적합한 연령대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시기니까요. 미국에서는 베이비붐이 있었죠. 사실 저도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미국에 베이비붐이 절정일 때 태어났죠.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그 사람을 대체할 인력이 부족해진 겁니다. 이 도표는 핵심 노동인구가 시간에 따라 늘어나는지 감소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핵심 노동 연령은 보통 25세에서 54세의 나이대를 말하는데,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연령대의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측정해볼 수 있습니다. 확실한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일본은 인구 감소국가가 되었습니다. 전체 인구가 감소하고 있죠. 일본은 노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중이에요. 20년이 넘도록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미국은 그런 점에서 일본보다는 감소가 훨씬 덜합니다. 미국을 보면 노동인구가 눈에 띄게 감소하지도, 늘지도 않습니다. 생산 가능 인구수가 정체된 것이죠. 인구통계학적으로 보면 미국은 20년 전 일본과 비슷한 상태가 된 겁니다. 이게 왜 문제일까요? 인구가 감소하면 환경을 덜 해칩니다. 그건 필요한 자원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노동인구가 증가하지 않고 감소한다 하더라도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원칙적으로 그렇게 못 할 이유가 없어요.

실제로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시장경제죠. 시장경제에서는 민간 부문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어 줘야 합니다. 우리가 사업을 시작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 더 많은 수요가 생기길 원합니다. 사람들은 돈을 절약하고 싶어 하겠지만 사실 그 돈을 쓰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상적으로 고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시장의 기능을 기대하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투자를 끌어냈던 요소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단 새로운 제품이 생산되어야 하고 또 그것을 구매하기 위해 우리는 자금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화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기술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예쁘고 좋아 보이니까 손에 든 스마트폰을 바꾸고 싶어질 겁니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을 바꾸는 것이 대규모 비즈니스 투자로 이어질 만한 발전은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에게 근로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집을 더 지어야 하고 사무실도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근로자가 줄어들면 집이나 사무실의 필요성이 적어지고 결국 투자 수요가 줄어듭니다.

이것은 한국의 핵심 노동인구입니다. 한동안 꽤 빠르게 성장했지만, 지금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비슷한 추세죠. 어쩌면 더 빠르게 감소할지도 모르겠어요. 결국, 투자 수요가 문제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팬데믹 직전에도 경제가 엉망인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경제적 발전이 있긴 했어요. 세계 곳곳에서 빈곤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한때는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몇몇 부분이 일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세계화-기술-생산가능 인구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한계가 우리를 취약하게 만든다. 말 그대로입니다. 새로운 투자에 대한 수요가 그다지 많지 않은 세상이 내 앞에 왔다고 가정해봅시다. 새로운 기술이 재미있고 매력적이더라도 실제로는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중요한 투자도 끌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 새로운 근로자들이 생겨나도 그들이 지낼 건물이나 집을 더 지을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나게 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투자 수요뿐만 아니라 금리도 낮아지는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심지어 상황이 좋을 때도 말입니다. 그러니 문제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항상 좋기만 한 시대는 없습니다. 불경기는 언제든 돌아옵니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만나게 되는 방지턱처럼요.

우리는 충격 흡수 장치 덕분에 과속 방지턱을 안전하게 지나가곤 합니다. 경제에서는 각국 중앙은행이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수행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중앙은행에 의존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일본이나 유럽 중앙은행에도 말이죠. 우리는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통해 불황에 대응하기를 기대합니다. 실제로 그러고 있고요. 물론 중앙은행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 적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경제를 부양할 수도 있고 불황을 늦출 수도 있죠. 하지만 이미 금리를 인하했다면, 더는 어떻게 인하할 수 있을까요? 즉 팬데믹 직전 경제는 이미 추락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금리를 내린 저금리 상황이었으니까요. 언젠가 방지턱에 부딪힐 걸 알았고, 충격 흡수장치 상태가(저금리) 아주 좋지 않다는 것도 알았죠. 위기에 대처할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던 겁니다. 그래도 경제학자 대부분은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위기에 처하거나 상황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했을 겁니다. 물론 우리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에게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전례 없는 재앙적 위기라는 것을요.

다음 강의는 코로나19 시대 경제입니다!

 

*폴 크루그먼, 세계 경제예측 (EBS 위대한 수업, 210907~)

2019 폭풍전야, 2020 팬데믹.

2021 희망과 두려움.

2023 포스트 팬데믹.

궁극의 문제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 폴크루그먼 - 세계 경제 예측 1강 2019 폭풍전야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의 강의 -코로나 이전 세계 경제는 어떤 상황이었는가

www.ebs.co.kr: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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